시작하기 전에.
그동안 앤드류의 글과는 다르게 평어체로 진행될 것 입니다. 이해 부탁 드립니다.
황성 사태는 2009년 8월 11일 역삼동에 위치한 황성에서 있었던 충격적이었던 (개인적으로는) 손님을 우롱한 사건을 말한다.
비가 오면 가장 생각나는 건 무엇일까?
그 사람?
비가 오면 생각나는 그 사람~.. 이 아니잖아!!!
아니다. 바로 중화요리, 그 중에서도 짬뽕일 것이다.
그래 이런 게 짬뽕이지 ㅠ
2009년 8월 11일. 비가 쏟아지기 시작하는 점심시간. 굵어지는 빗줄기와 비올 때는 역시 짬뽕이지 라는 생각에 DPR팀은 회사 근처 가장 가까운 '황성'으로 발걸음을 옮긴다. 문전성시라는 말 밖에는 떠오르지 않을 정도로 황성은 많은 손님들로 붐비고 있었다. 점심을 제 때 먹을 수 있을까 하는 불안감도 생기기 시작했지만 기다리는 중에 미리 주문을 받고 손님이 빠져나가자마자 자리를 내줘 생각 외로 빨리 자리에 앉을 수 있었다. 하지만 그 때부터 서서히 불만은 쌓이기 시작한다.
이 글은 오늘 황성에서 겪은 일을 토대로 한 기업의 위기 시 대응에 대한 글이다. (써놓고 보니 거창하지만 사실 그냥 황성에 대한 불만을 토로하는 글이다-_-)
1. 好事多魔
좋은 일에는 항상 마가 낀다고 했나. 기업은 어떨지 몰라도 소비자 입장에서 이 명제는 어김없이 들어맞는다.
오늘은 황성 입장에서는 대박이라고 할만큼 많은 사람이 찾아왔다. 모르긴 몰라도 평소의 2~3배는 됐으리라. 황성 입장에서는 이렇게 찾아온 손님들을 아무리 자리가 없어도 그냥 돌려보낼 수 없었을거다. 그래서 일단 기다리는 손님들에게 미리 주문을 받아서 심리적으로 이미 너는 여기서 밥을 먹기로 한거다 라는 강제성을 줘서 손님의 외부 유출이 없도록 막았다. 이런 건 황성 입장에서는 당연한 조치다. 내 가게에서 밥 먹으러 온 사람을 그냥 보낼 수는 없으니까. 문제는 이렇게 신규 고객을 받는데에만 신경을 써서 기존 고객들에 대한 처우가 나빠지는데 있다. 앞에서도 말했지만 그 포스팅은 이렇게 기존 고객(난 이미 밥 먹으러 들어왔단 말이다!)에 대한 서비스 마인드 부족에 대한 분노의 글이다.
2. 위기가 코 앞에 닥쳐도 모른다.
손님은 이미 들어왔지만 자리 세팅은 되어있지 않은 상태이다. 이 정도는 이해한다. 정말 많은 사람들이 있었으니까. 하지만 자리 세팅은 제대로 해야 되는 게 아닌가. 음식물이 떨어져 있던 개인 테이블 보는 다른 사람들이 보고 있는데도 그냥 뒤집어서 음식물 얼룩이 안 보이게만 놔두고 그 전 사람이 사용해 음식물이 묻어있는 수저 거치대?도 그대로 놔둔다. 몇 번이나 더러운 거 같다고 어필을 하지만 뭐가 그렇게 바쁜지 그냥 사라져 버린다. 손님이 나오면 나오는 물? 옆 테이블 분들이 친절하게도 나눠줬다-_- 이게 우리 테이블 만의 일이었을까? 우리가 자리에 앉은지 10분 정도가 지나서 여기저기서 슬슬 불만의 목소리가 나오기 시작한다. "음식이 왜 안 나와요?" (한국 사람이 급해서 그런다는 소리는 하지 말아줬으면 한다. 중화요리는 센 불에 빨리 나오는 요리기 때문에 아무리 손님이 많아도 10~15분을 넘지 않는다. 특히 황성 정도의 규모면 더더욱 그렇다. 물론 면 종류 음식 말이다.) "반찬 가져달라고 한 게 언제인데 왜 안 줘요?", "물 좀 주세요" 등등 손님들의 불만(처음에는 단순히 요청 정도였다.)들에 귀기울이지 않아 결국에는 큰 소리가 나오기 시작했다.
기업의 위기도 그렇다. 한 개인 혹은 적지 않은 사람들이 말하는 불만에 대해서 그 당시에는 별다른 영향이 없다고 해서 무시하는 경우가 다. 하지만 그런 고객의 불만들은 축적되게 마련이고 결국엔 고객이 기업에게 등을 돌리게 되는 큰 위기로 발전할 수가 있다. 신규 고객 유치(황성의 경우는 주문 받기)와 같은 사업 확장이 고객 불만에 대한 대응보다 우선 순위에 있는가? 아니다. 황성의 경우를 봐도 내가 만일 기다리는 사람이었고 사람들이 불만을 토로하는 모습을 봤다면 귀찮더라도 바로 다른 밥집을 찾아 갔을거다. 지금 앉아있는 손님들이 겪는 일을 내가 겪지 말라는 법은 없기 때문이다. 마찬가지로 기존 고객들의 불만을 제 때 그리고 제대로 처리하지 않는다면 기존 고객 뿐 아니라 신규 고객들도 등을 돌리게 될 것이다.
3. 사과를 하지 않는다.
즐거운 식사 시간을 망치기는 싫어 그냥 넘어가려고 했지만 기대하던 짬뽕이 나왔을 때 분노할 수 밖에 없었다. 얼핏 봐도 확연하게 차이가 나는 짬뽕 그릇과 그 양에 분노할 수 밖에 없었다. (바로 옆 테이블은 원래 사용하던 그릇이어서 더더욱 차이가 났다.) 그릇만 작은 게 아니라 그 양 또한 많은 차이가 있었다. Jace 대리님의 표현을 빌리자면 '중국집에서 나오는 세트 메뉴에 딸려 나오는 정도의 양' 정도였다. 같이 나온 Yui님의 짬뽕과도 차이가 났다. 해산물도 적고 면 역시 적었다.(아 또 열받으려고 한다...) 이 같은 사태에 대해 황성측은 그 어떤 설명도 없었다. 아무리 생각해도 너무 하다고 Guitar 대리님이 이렇게 차이가 나는 이유가 뭐냐고 물었지만 3번을 물을 때까지 정확한 대답은 하지 않고 다른 업무를 보는 모습을 보여줬다. -_- 조금 목소리를 높이니 한다는 소리가 "손님이 너무 많아서 어쩔 수가 없었다." 였다. 이번 일의 부당함을 주장했지만 얼마나 바쁜지 손님의 말에 정확한 답변도 안 하고 돌아다니고만 있었다. 그러다 목소리가 높아지자 이런저런 얘기를 하면 사정이 있다고만 하고 한다는 소리가 "그럼 한 그릇 더 드릴게요." 란다. 그러곤 끝. -_- 우리가 원한 게 양이 적으니 한 그릇 더 달라는 건가?
사과란 것은 무엇일까? 정말 잘못한 것이 있다면 미안합니다, 죄송합니다 한마디면 된다. 물론 어떤 사정이 있을수도 있다. 하지만 그것에 대해 이런저런 말을 늘어놓는 것은 사과라고 볼 수 없다. 그건 오히려 사과 받아야 할 사람을 더더욱 화가 나게 할 뿐이다. 황성의 경우 바쁘다고 손님의 말을 듣지 않고 돌아다닐 게 아니라 먼저 손님의 불만에 대해서 제대로 듣고 그에 대해 진심으로 사과를 했어야 했다. 그 다음 다른 것과 차이가 나는 본인의 짬뽕에 대해 어떻게 보상을 할건지 상의를 했어야 했다. 내가 "어른들을 몰라요 예쁜 옷 사주면 그만인가요"라고 노래를 부르면서 내가 진짜 원하는 게 어떤 것인지 알려줘야 하나? 내가 바라던 건 그깟 짬뽕 한 그릇이 아니라 진심 어린 사과였다.
4. 약속을 지키지 않는다.
그래 어쨌든 나온 것은 먹어야 하니 일단 먹었다. 근데 정말 딱 다섯 젓가락을 뜨고 나니 없었다... 건더기도 없고... 어쨌든 양이 너무 적어 출출했기에 그 매니져처럼 보이는 사람의 한 그릇 더 주겠다는 그 약속을 믿고 짬뽕을 기다리고 있었다. 하지만 (역시나) 기대했던 짬뽕은 가져다 주지 않았다... 짬뽕을 주겠다는 그 말은 아예 기억도 못 하는 듯 했다. 그 약속을 했던 매니저는 내가 나오는 그 순간까지도 혼자 바빠보였다. 손님은 이미 빠져나가 한가해 졌는데도 말이다...
기업의 위기 시 가장 많이 실수가 무엇일까? 바로 거짓 약속이다. 지킬지 못할 약속은 하지 않는 게 좋다. 단순히 그 순간을 모면하려고 지키지 못할 약속을 하면 소비자의 더 큰 분노를 사게 된다. 지금의 나처럼 말이다.
5. 모니터링을 (제대로) 하지 않는다.
무엇보다 중요한 건 모니터링
오늘 황성에는 매니저급으로 보이는 몇몇 사람들이 있었다. 이 사람들은 서버도 아닌데 주문을 받고 반찬을 나르고 있었다. 물론 손님이 많았으니 일을 돕는 건 당연한 일이다. 하지만 위에서도 말했지만 여러 손님들의 불만이 나오고 있는데도 그 모든 상황을 지켜보면서 이를 조정하는 사람이 한명도 없었다는 건 말도 안 된다. 누구 하나라도 홀에서 손님들이 어떤 반응을 보이는지 지켜면서 그에 맞는 대응을 했었어야 했다. 그게 사장이든 매니저든 말이다.
2번에서도 말했지만 기업은 위기가 코 앞에 다가올 때까지 모른다. 그 첫째 이유는 바로 제대로 된 모니터링의 부재 때문이다. 건성건성 대충대충 하는 모니터링은 안 하느니만 못 하다. 사업이 확장되고 제품에 대한 좋은 평가가 나온다고 해서 그 쪽에만 치우친 모니터링을 해서도 안 된다. 황성의 경우를 보면 매니저는 손님들이 계속 찾아오고 그 손님들을 앉히기 위해 곧 일어날 것처럼 보이는 테이블만 봤을 것이다. 물이 없고, 반찬이 없고, 원래 나오는 양보다 적어 불만이 많은 손님들의 부정적 이슈는 간과하고 말이다. 샤우트 사람들은 잘 아는 얼마 전 있었던 모기업의 사례만 봐도 그렇다. 미디어에서 좋은 말만 나온다고 그것에 대한 모니터링만 했다면 블로고스피어 상에 있던 수많은 부정 이슈들은 지나쳤을수도 있다. 만일 그랬다면 현상황에 대한 제대로 된 분석은 나오지 않았을 것이다.
오늘 황성 사태를 보면서 하계 워크샵 때 대철씨의 발표 내용처럼 모니터링이 제일 중요하다는 걸 깨달았다. 불만이 나오기 시작했을 초기에 제대로 대처를 했다면 내가 이렇게 장문의 포스팅을 쓰고 있진 않을텐데 말이다. -_-
뱀발1.
만일 이 글을 황성 관계자가 본다면 제발 다음부터는 이런 실수 하지 마시길... 전에 손님도 없는데 주문이 안 들어가서 40분 넘게 기다린 것도 참았지만 오늘 일까지 겹쳐지니 참기 어렵군요. -_-
뱀발2.
확 온라인 상에 퍼뜨려서 고생 좀 시켜볼까 했는데 생각해 보니 황성을 인터넷으로 찾는 사람은 없겠군요. (너무 나쁜 생각인가...)
'Information/Insight sharing' 카테고리의 다른 글
| Social Business Insight 2010 세미나 후기 - 上 (0) | 2010/06/07 |
|---|---|
| PR인에게 필요한 ABCDE (1) | 2010/05/03 |
| 이게 뭔 말이다냐??? 스팩(SPAC) (0) | 2010/04/29 |
| 엑셀의 세계로 빠져봅시다 ~ ! (3) (0) | 2010/04/28 |
| 소비자의 감성과 본성을 사로잡는 '스토리텔링'기법 광고/홍보에 대해 (0) | 2010/03/31 |
| '황성 사태'에서 알아보는 기업의 위기관리 (6) | 2009/08/11 |
| 국립중앙도서관 천장 붕괴?? 트위터에서 퍼지는중 (1) | 2009/07/09 |
| bing의 UV가 디그닷컴, 트위터, CNN보다 높다!! (2) | 2009/07/09 |
| 트위터, 어디까지 해봤니? (4) | 2009/07/08 |
| 크리에이티브한 UCC -광고에서 인정받다 (5) | 2009/07/01 |
| 자신감은 누구에게 있을까요? (2) | 2009/06/30 |


댓글을 달아 주세요
고객에 대한 서비스도 형편 없고 사과의 기술도 부재하군요..쩝. 가지 말아야겠슴... 좋은 글 잘 봤습니다.
2009/08/11 17:28 [ ADDR : EDIT/ DEL : REPLY ]매우 훌륭하군요...룰루...역시 이런건 사진을 찍고 제목도 '역삼동 횡성을 고발한다' 이런식으로 해서 그냥 아주 그냥...블로그가 유세는 아니지만 이거쓴거 출력해서 다음에 가서 주고 와야 속이 시원할듯...ㅋ
2009/08/11 17:47 [ ADDR : EDIT/ DEL : REPLY ]바빠서라고는 해도 정말 너무 심했죠; 좋은 글 잘봤습니다.
2009/08/12 09:42 [ ADDR : EDIT/ DEL : REPLY ]그 자리에 내가 있었다면 식당이 한 번 뒤집어지지 않았을까 하는......어쨌든 중국집 사단조차 기업 위기/서비스와 연결해 내는 professionalism은 매우 인상적.
2009/08/12 17:44 [ ADDR : EDIT/ DEL : REPLY ]우연히 보게된글..
2009/09/09 16:56 [ ADDR : EDIT/ DEL : REPLY ]정독을 하고 보게됐습니다..
황성이 강북에 하나 더있다고 들어서.. 저희 역삼동 황성일줄은 몰랐습니다.
헌데.. 왠지 익숙한.. 말들이.. 사실 저는 여기 황성에 과장입니다.
8월11일이라면..비가 무척 쏟아지던날 이군요..
이 글을 다읽고 나니 음.. 글쓴분께 너무 감사한 마음이 듭니다..^^
사실 여기 황성 사장님은 시골에서 조용히 동네 마을 사람들을 상대로 손짜장을 하시던분입니다.
그래서 서울 그것도 여기 강남에와서 세상물정모르고 그냥 손님께 잘해드리고
진심으로 대하면 통하겠지하고 왔는데.. 실제로 와보니.. 그냥 자장면 장사가 아니고..
정말 기업정신에 입각해서 경영을 해야 하는곳이더라고..말씀하십니다.
이렇게 상세히 저희 황성의 문제점과 구체적으로 이해하기 쉽게 써올려주신분은 아마 최초이신듯합니다^^
저희 황성이 더욱 노력을 해서 실망을 안겨줬던 마음이 쏙~!달아나도록 앞으로도
더욱노력하겠습니다^^ 이렇게 따끔히 지적해주신분께 감사의뜻으로 저희 황성에
다시한번 초대 해드리고싶습니다.
저녁시간때찾아주시면 이번에 새로 개발된 황성탕수육을 맛보실기회를 드리겠습니다^^
꼭한번 찾아주십시오. 아.. 그리고 제가 글쓴이의 존함은 모르니..
저희 업장에 오셔서 손준영씨의 온라인 초대를 받아 오셨다고 하시면 몇분을 모시고오시든
인원수에 맞게 준비해드리겠습니다^^
마지막으로 다시한번 감사합니다^^*
어이쿠...이거보셨군요...!! 조만간 들르겠습니다요...
2009/09/10 09:24 [ ADDR : EDIT/ DEL ]